
▲염색 된 정자가 서로를 알아보고 무리를 짓는 모습
‘단체 행동하는 정자가 수정 가능성이 높다?’
동그란 머리에 긴 꼬리를 흔들면서 난자를 향해 헤엄쳐나가는 정자. 이런 정자의 움직임을 보면 하나의 생명체 같지만 사실 정자는 단순히 수컷의 생식세포이다. 그저 난자에게 제일 먼저 도달해 수컷의 DNA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으로 정자의 임무는 끝난다.
그런데 ‘네이처’지 최신호에 따르면 쥐의 정자가 생명체처럼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자가 동일 수컷의 다른 형제 정자들을 알아볼 뿐 아니라 그들과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팀플레이’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자의 무리는 마치 열차 여러 대가 동시에 나아가는 듯하다. 정자 하나가 유영하는 속도가 무려 50%나 더 빠르다. 그만큼 이 무리 중의 정자가 난자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짝짓기에 따라 다른 정자의 사회성
하버드 대학의 포유류 진화 유전학자 하이디 피셔(Heidi Fisher) 박사 연구팀은 두 종의 쥐의 정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흰발생쥐(Peromyscus maniculatus)와 올드필드 흰발생쥐(P. polionotus) 이 2가지 종으로 모두 북아메리카산이지만 서식지가 다르다.
이 두 종의 정자들이 무리를 짓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종에 따라 정자들을 다르게 염색했다. 그 다음 두 종의 정자들을 하나의 배양접시에 섞어 담았다. 그러자 정자의 3분의 2 가량이 자신과 같은 종의 정자들과 무리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자가 어느 정도까지 다른 정자들을 알아보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종은 같지만 수컷이 다른 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돌입했다.
흰발생쥐와 올드필드 흰발생쥐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짝짓기 양상에 따라 정자가 자신의 형제 정자를 알아보고 팀플레이를 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 형제 쥐의 정자도 구분할 정도
올드필드 흰발생쥐는 대부분이 일부일처제다. 때문에 이 종의 정자는 다른 수컷의 정자와 만나서 경쟁을 할 가능성이 낮다. 동일 수컷의 정자들끼리만 경쟁을 벌이면 되는 것이다.
실험결과도 이런 상황을 반영했다. 올드필드 흰발생쥐의 정자들은 다른 수컷의 정자들과 만나도 무리를 짓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비해 흰발생쥐는 확연히 다르다. 한 마리의 암컷이 여러 수컷과 교미한다. 1분 만에 여러 수컷들을 상대할 정도다. 그래서 한 마리의 암컷에서 태어나는 새끼 흰발생쥐들은 아빠가 여럿이다. 때문에 흰발생쥐의 정자는 다른 수컷의 정자들과 심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피셔 연구팀은 2마리의 흰발생쥐의 정자를 한데 섞어놓았다. 그러자 예상대로 동일 수컷의 형제 정자들끼리 무리를 짓는 것을 보았다.
놀라운 점은 2마리의 흰발생쥐가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간일지라도 그것들 간의 정자들 역시 서로를 확연히 구분해내는 것이다. 피셔 박사는 “서로 다른 종의 정자들만큼이나 한배에서 태어난 쥐의 정자들이 서로를 잘 알아보는데 꽤 놀랐다”고 말했다.
● 이타적 정자, 무리 속 10개 중 1개만 수정
영국 셰필드 대학의 저명한 동물행동학자 팀 버크헤드(Tim Birkhead) 교수는 “이번 연구가 정자가 혈연관계인지 아닌지를 구분해내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600년대 정자가 발견됐을 때 정자는 하나의 작은 생명체라고 여겨서 ‘극미동물’(animalcule)이라고 불렸다”면서 “이번 연구는 정자에 대한 애초의 관찰과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여하튼 짝짓기 경쟁이 심한 흰발생쥐의 정자가 형제 사이의 쥐의 정자조차도 구분해 무리를 이룬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무리를 이루는 정자일지라도 모두가 수정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이 중 하나만 난자와 만난다. 무리를 이루는 정자 10개 중 한 개를 빼고는 모두는 들러리를 서는 것이다.
● 어떻게 서로 알아보는지는 의문
의문은 정자가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느냐하는 점이다. 버크헤드 교수는 “수컷 쥐가 정자의 표면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화학적 특징을 남겨놓았다거나 혹은 정자가 유전적으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낼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효모와 같은 일부 단세포 생물은 서로를 알아보고 결합할 수 있도록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피셔 박사는 흰발생쥐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그란 머리에 긴 꼬리를 흔들면서 난자를 향해 헤엄쳐나가는 정자. 이런 정자의 움직임을 보면 하나의 생명체 같지만 사실 정자는 단순히 수컷의 생식세포이다. 그저 난자에게 제일 먼저 도달해 수컷의 DNA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으로 정자의 임무는 끝난다.
그런데 ‘네이처’지 최신호에 따르면 쥐의 정자가 생명체처럼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자가 동일 수컷의 다른 형제 정자들을 알아볼 뿐 아니라 그들과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팀플레이’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자의 무리는 마치 열차 여러 대가 동시에 나아가는 듯하다. 정자 하나가 유영하는 속도가 무려 50%나 더 빠르다. 그만큼 이 무리 중의 정자가 난자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짝짓기에 따라 다른 정자의 사회성
하버드 대학의 포유류 진화 유전학자 하이디 피셔(Heidi Fisher) 박사 연구팀은 두 종의 쥐의 정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흰발생쥐(Peromyscus maniculatus)와 올드필드 흰발생쥐(P. polionotus) 이 2가지 종으로 모두 북아메리카산이지만 서식지가 다르다.
이 두 종의 정자들이 무리를 짓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종에 따라 정자들을 다르게 염색했다. 그 다음 두 종의 정자들을 하나의 배양접시에 섞어 담았다. 그러자 정자의 3분의 2 가량이 자신과 같은 종의 정자들과 무리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자가 어느 정도까지 다른 정자들을 알아보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종은 같지만 수컷이 다른 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돌입했다.
흰발생쥐와 올드필드 흰발생쥐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짝짓기 양상에 따라 정자가 자신의 형제 정자를 알아보고 팀플레이를 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 형제 쥐의 정자도 구분할 정도
올드필드 흰발생쥐는 대부분이 일부일처제다. 때문에 이 종의 정자는 다른 수컷의 정자와 만나서 경쟁을 할 가능성이 낮다. 동일 수컷의 정자들끼리만 경쟁을 벌이면 되는 것이다.
실험결과도 이런 상황을 반영했다. 올드필드 흰발생쥐의 정자들은 다른 수컷의 정자들과 만나도 무리를 짓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비해 흰발생쥐는 확연히 다르다. 한 마리의 암컷이 여러 수컷과 교미한다. 1분 만에 여러 수컷들을 상대할 정도다. 그래서 한 마리의 암컷에서 태어나는 새끼 흰발생쥐들은 아빠가 여럿이다. 때문에 흰발생쥐의 정자는 다른 수컷의 정자들과 심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피셔 연구팀은 2마리의 흰발생쥐의 정자를 한데 섞어놓았다. 그러자 예상대로 동일 수컷의 형제 정자들끼리 무리를 짓는 것을 보았다.
놀라운 점은 2마리의 흰발생쥐가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간일지라도 그것들 간의 정자들 역시 서로를 확연히 구분해내는 것이다. 피셔 박사는 “서로 다른 종의 정자들만큼이나 한배에서 태어난 쥐의 정자들이 서로를 잘 알아보는데 꽤 놀랐다”고 말했다.
● 이타적 정자, 무리 속 10개 중 1개만 수정
영국 셰필드 대학의 저명한 동물행동학자 팀 버크헤드(Tim Birkhead) 교수는 “이번 연구가 정자가 혈연관계인지 아닌지를 구분해내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600년대 정자가 발견됐을 때 정자는 하나의 작은 생명체라고 여겨서 ‘극미동물’(animalcule)이라고 불렸다”면서 “이번 연구는 정자에 대한 애초의 관찰과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여하튼 짝짓기 경쟁이 심한 흰발생쥐의 정자가 형제 사이의 쥐의 정자조차도 구분해 무리를 이룬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무리를 이루는 정자일지라도 모두가 수정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이 중 하나만 난자와 만난다. 무리를 이루는 정자 10개 중 한 개를 빼고는 모두는 들러리를 서는 것이다.
● 어떻게 서로 알아보는지는 의문
의문은 정자가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느냐하는 점이다. 버크헤드 교수는 “수컷 쥐가 정자의 표면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화학적 특징을 남겨놓았다거나 혹은 정자가 유전적으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낼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효모와 같은 일부 단세포 생물은 서로를 알아보고 결합할 수 있도록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피셔 박사는 흰발생쥐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처: THE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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