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1일 목요일

‘난쟁이 인류’는 현생인류의 조상일까

반지의 제왕 ‘프로도’가 현생 인류의 조상?

네이처 표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는 키가 매우 작은 호빗 족이 나온다. 절대반지를 화산에 넣어 없애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프로도와 샘이다. 키가 작은 것을 빼고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난쟁이 인류는 현생 인류와 정말 다른 것일까.

이번 주 네이처 표지는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된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스’다. 성인이 됐을 때 키가 90㎝, 몸무게는 30㎏에 불과해 과학계에선 ‘호빗’이라 불린다. 뇌의 부피는 현생 인류의 30% 수준인 400cc다. 그 동안 과학계에선 이 난쟁이 인류가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와 같은 종인지, 다른 종인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

네이처는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두 논문을 실었다. 미국 연구진은 발가락 뼈를 분석한 결과, 현생인류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난쟁이 인류의 발가락이 엄지는 작고 다른 것은 길고 구부러져 있기 때문. 또 체중이 발에 실렸을 때 발가락이 늘어날 수 있는 관절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생인류의 발이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진화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난쟁이 인류와 현생 인류가 같은 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연구진은 기존에 제기됐던 가설을 두둔했다. 호모 에렉투스의 자손인 원시 인류가 섬에 고립돼 수천 년 동안 ‘왜소화’ 과정을 거쳤다는 것. 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발견된 하마의 두개골이 육지에 살았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며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원시인류와 다른 종이 아니라는 얘기다. 연구진은 “섬에 고립돼 살면서 작아진 호모 에렉투스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난쟁이 인류에 대한 논쟁은 화석이 발견된 2003년부터 시작됐다. 앞으로 호모 플로레시엔스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지의 제왕 주인공 프로도라면 누구에게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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